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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향수 1 : 그린계열

by 엠닷 2025. 3. 19.

두꺼운 코트 대신 가벼운 재킷을 걸치고, 포근한 니트에서 산뜻한 셔츠로 옷차림이 바뀌는 계절. 겨울 내내 익숙했던 모노톤의 거리도 어느새 화사한 색들로 채워집니다. 자연도 우리의 옷차림도 핑크, 라벤더같은 파스텔톤으로 바뀌는 봄. 봄은 단순한 계절의 변화가 아니라, 감각의 전환입니다. 그리고 이 변화는 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향수는 어떤 향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고, 향기는 패션과 함께 스타일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겨울에는 묵직한 캐시미어 코트와 함께 우디하고 스모키한 향이 어울렸다면, 가볍고 화사한 봄날엔 플로럴, 그린, 프루티, 시트러스 같은 생기 넘치는 향이 더욱 자연스럽습니다. 여름 옷차림에 무거운 오리엔탈 향이 어색하듯, 봄의 가볍고 화사한 차림에도 겨울 향수는 어울리지 않죠.
겨울의 흔적을 지우고 새 계절을 맞이하는 순간, 옷장을 정리하듯 향수도 봄을 닮은 것으로 바꿔볼 때입니다. 싱그러운 새싹을 닮은 그린 계열, 햇살 아래 피어난 꽃을 연상시키는 플로럴, 달콤한 과즙처럼 생기 넘치는 프루티, 그리고 상큼하고 깨끗한 시트러스까지. 봄의 감각을 채워줄 향수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대표적인 봄의 향, 그린 계열을 만나보겠습니다.

 

봄에 어울리는 향수 1 : 그린계열
봄에 어울리는 향수 1 : 그린계열

 

싱그러운 새싹을 닮은 그린 계열

봄을 맞이하며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막 돋아난 연둣빛 새싹과 촉촉한 이슬을 머금은 풀잎입니다. 이런 생생한 자연의 느낌을 담아낸 것이 바로 그린 계열 향수로, 그린 계열 향수는 허브, 풀잎, 나뭇잎, 녹차, 무화과 잎 등 자연에서 찾을 수 있는 신선한 향을 담고 있어, 막 개운한 아침 공기를 들이마시는 듯한 청량감을 선사합니다.
그린 향은 무겁거나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고 깨끗한 인상을 남깁니다. 덕분에 산뜻한 셔츠나 가벼운 트렌치코트와도 잘 어울려 봄의 패션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죠. 포멀한 자리에서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고, 캐주얼한 스타일에도 가볍게 매치하기 좋습니다.

 

 

대표적인 그린 계열 향료

-풀과 나뭇잎 계열 (싱그러운 초록빛 향)

  • 갈바눔(Galbanum)
    갈바눔(Galbanum)은 산형과(Apiaceae)에 속하는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 수지(레진)로, 주로 이란, 아프가니스탄, 터키 지역에서 생산됩니다. 이 식물의 줄기에서 분비되는 끈적한 수지를 증류해 얻은 것이 갈바눔 오일이며, 그린 계열 향수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풀을 갓 베어낸 듯한 초록빛 향을 지닌 수지입니다. 상쾌하면서도 쌉싸름한 느낌이 있어 클래식한 그린 향수에 자주 사용됩니다.
  • 바이올렛 리프(Violet Leaf)
    바이올렛 리프(Violet Leaf)는 제비꽃(Violet, Viola odorata)의 잎에서 추출한 향료입니다. 흔히 바이올렛(Violet)이라고 하면 보라색 꽃을 떠올리지만, 바이올렛 리프는 꽃이 아니라 잎에서 추출한 향으로 전혀 다른 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비꽃의 꽃 향은 보통 파우더리하고 달콤한 느낌을 주는 반면, 바이올렛 리프는 신선하고 초록빛이 감도는 시원한 풀잎 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그린 계열 향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자연스럽고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탁월합니다.
  • 무화과 잎(Fig Leaf)
    달콤한 무화과 열매와는 달리, 잎에서는 싱그러우면서도 우디한 느낌의 향이 납니다. 자연스러운 그린 향을 표현하는 데 자주 쓰입니다.
  • 토마토 잎(Tomato Leaf)
    실제로 토마토 줄기나 잎을 문지를 때 나는 신선한 풀 향을 연상시키며, 싱그러움과 독특한 개성을 더하는 향료입니다.

 

-허브 & 차 계열 (자연의 상쾌함을 담은 향)

  • 녹차(Green Tea)
    부드럽고 시원한 차향으로, 청량하고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에너지 넘치는 프레시한 향수에 자주 사용됩니다.
  • 바질(Basil)
    특유의 쌉싸름하고 스파이시한 향이 있으며, 상큼한 시트러스 향과 조화를 이루어 밝고 활기찬 느낌을 줍니다.
  • 민트(Mint)
    시원한 느낌을 주는 대표적인 향료입니다. 특히 여름용 향수나 가볍고 청량한 느낌을 강조할 때 많이 사용됩니다.
  • 로즈마리(Rosemary)
    허브 향 중에서도 깔끔하고 상쾌한 느낌이 강한 향료로, 프레시한 남성 향수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우디 & 수지 계열 (자연의 깊이감을 더하는 향)

  • 베티버(Vetiver)
    그린 노트와 함께 우디하고 흙 내음이 나는 향료입니다. 신선하면서도 깊이 있는 그린 향을 표현하는 데 자주 사용됩니다. 벼과(Gramineae)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로, 주로 인도, 인도네시아, 아이티, 레위니옹 섬, 마다가스카르 같은 열대 지역에서 재배됩니다. 특히 아이티와 인도네시아산 베티버가 최고 품질로 평가받습니다. 베티버는 뿌리가 깊게 뻗어 있어 토양 침식을 방지하고, 수분을 유지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향수뿐만 아니라 환경 정화 및 방충제 용도로도 사용됩니다. 베티버 오일은 이 뿌리에서 증류하여 추출됩니다.
  • 시더우드(Cedarwood)
    시더우드는 삼나무입니다. 상쾌한 나무 향이 특징으로, 은은한 그린 향수에 우디한 깊이를 더하는 역할을 합니다.
  • 유칼립투스(Eucalyptus)
    코끝을 시원하게 자극하는 맑은 풀 향이 특징으로, 청량한 향을 원할 때 사용됩니다.

 

추천 향수

  • 딥티크 - 필로시코스 (Diptyque - Philosykos)
    싱그러운 무화과 잎과 나무 향이 어우러진 향수. 따뜻한 봄 햇살 아래 무화과 나무 그늘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을 선사합니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무드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 에르메스 - 운 자르뎅 수르 르 닐 (Hermès - Un Jardin Sur Le Nil)
    이집트의 나일 강변 정원을 모티브로 한 향수로, 그린 망고, 연꽃, 시트러스가 조화를 이루며 밝고 싱그러운 느낌을 줍니다. 프레시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추천.
  • 샤넬 - No.19 뿌드레 (Chanel - No.19 Poudré)
    클래식한 샤넬 No.19을 보다 부드럽게 재해석한 향수. 아이리스와 바이올렛 리프의 싱그러움이 어우러져 봄에 잘 어울리는 세련된 향을 완성합니다.
  • 아쿠아 디 파르마 - 미르토 디 파나레아 (Acqua di Parma - Mirto di Panarea)
    지중해의 청량한 공기를 담은 듯한 향으로, 바질과 미르토(머틀 나무) 향이 시원하면서도 부드럽게 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