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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향료는 나쁜걸까? 오해와 진실

by 엠닷 2025. 3. 20.

‘합성향료’로 만든 향수보다 '천연향료'로 만든 향수가 더 고급스럽고 안전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현대 향수의 대부분은 ‘합성향료(Synthetic Aromatics)’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만들어집니다. 합성향료는 단순한 대체재, 화학 성분이 아니라 향수의 발전과 환경 보호, 그리고 지속 가능성을 위한 중요한 기술적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합성향료란 무엇인지, 그리고 향수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고 합성 향료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서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합성향료란?

합성향료는 자연에서 추출한 향이 아니라 화학적으로 합성된 향료를 의미합니다. 합성향료는 자연에서 존재하는 향을 재현하기 위해 개발되기도 하고, 자연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향을 창조하기 위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합성향료는 19세기 말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이전까지 향수는 오직 천연 재료(꽃, 나무, 수지, 동물성 향료 등)에서 추출한 성분으로만 만들어졌지만, 화학 기술의 발전으로 천연 향을 모방하거나 더욱 강렬하고 독창적인 향을 구현하는 합성향료가 개발되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예가 바로 샤넬 No.5에 사용된 ‘알데하이드(Aldehydes)’입니다. 알데하이드 덕분에 샤넬 No.5는 깨끗하고 반짝이는 비누 향을 연출하면서도 자연에서 찾기 힘든 독특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합성향료는 나쁜걸까? 오해와 진실
합성향료는 나쁜걸까? 오해와 진실

향수에서 합성향료가 사용되는 이유

천연향료는 자연의 깊은 향을 그대로 담고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지속력이 약하며 환경적인 부담이 클 수 있습니다. 반면, 합성향료는 지속력과 향의 선명도를 높이고 환경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는 등 천연향료와 비교했을 때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 지속력과 선명한 향 유지
    합성향료는 천연향료보다 향이 오래 지속되며, 향의 변질이 적습니다. 예를 들어, 천연 시트러스 오일은 휘발성이 강해 향이 빠르게 사라지지만, 합성 리모넨(Limonene)이나 시트랄(Citral)은 보다 안정적으로 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 창의적인 향 조합 가능
    자연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향을 합성향료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칼론(Calone)’이라는 합성향료인데, 바닷바람과 수분감 있는 향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덕분에 바다 느낌이 나는 마린노트의 향수 제조가 가능해졌습니다.
  • 친환경적인 선택
    일부 천연향료는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소량의 천연 향료를 위해서 대량의 천연 재료들이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1g의 장미 오일이나 앱솔루트를 얻기 위해 수백 수천 송이의 장미가 필요합니다. 그러다보니 천연향료를 얻는 과정에서 과도한 재배, 벌목 등으로 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하기도 하고 자연이 훼손되기도 합니다. 또한 동물성 향료를 얻기 위해 많은 동물이 희생되기도 합니다. 특정 향들은 동물 보호 문제로 인해 더 이상 자연에서 채취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들을 대체할 수 있는 합성 향료 덕분에 우리는 환경 문제와 윤리적인 문제를 야기하지 않고도 비슷한 향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일정한 품질 유지
    천연향료는 날씨, 토양, 수확 시기에 따라 향이 달라질 수 있지만 합성 향료는 언제나 균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균일한 품질은 향수 브랜드가 일관된 제품을 제공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합성향료의 대표적인 예

향수에서 흔히 사용되는 대표적인 합성향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알데하이드(Aldehydes): 샤넬 No.5에서 사용된 깨끗하고 반짝이는 향.
  • 아이소 E 슈퍼(Iso E Super): 따뜻한 우디 향으로 르 라보 ‘상탈 33’ 등에서 사용.
  • 갈락솔리드(Galaxolide): 머스크 계열 향수에서 깨끗한 비누 향을 내는 성분.
  • 리모넨(Limonene): 상쾌한 오렌지와 레몬 향을 재현하는 향료.
  • 쿠마린(Coumarin): 따뜻하고 달콤한 톤카빈 향을 내는 성분.

 

<합성향료에 대한 오해와 진실>

오해 1: 합성향료는 유해한 화학물질이다?
사실: 합성향료는 국제적인 안전 기준을 통과한 성분만 사용됩니다.
합성향료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는 ‘화학물질이므로 유해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합성향료는 국제향료협회(IFRA) 및 각국의 화장품 규제 기관(EU, FDA 등)의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 안전성이 확인된 성분만 사용됩니다. 사실 천연향료도 고농도로 사용하면 피부 자극이나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으며, 오히려 합성향료가 알레르기 등으로부터 안전성을 더 높이기 위해 개발된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천연 라벤더 오일에는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를 합성적으로 조절한 향료는 자극을 줄여 더 안전합니다.

오해 2: 합성향료는 향이 인공적이고 조악하다?
사실: 합성향료는 자연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풍부한 향을 만들어냅니다.
과거에는 ‘합성향료’라고 하면 날카롭고 부자연스러운 향이 떠올랐지만, 현재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자연스러운 향뿐만 아니라 자연에서는 찾을 수 없는 창의적인 향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샤넬 No.5의 알데하이드(Aldehyde)’입니다. 또한, 자연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재료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적인 향수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오해 3: 천연향료가 더 친환경적이다?
사실: 일부 천연향료는 환경 파괴와 윤리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천연향료가 반드시 친환경적인 것은 아닙니다. 자연에서 얻는 향료는 대량 채취 과정에서 환경을 훼손할 수 있으며, 일부 동물성 향료는 윤리적인 논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환경 파괴의 대표적인 사례:샌달우드(백단향): 향수를 위한 과도한 벌목으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했습니다.사향(Musk): 과거에는 사향노루에서 추출했으나, 동물 보호 문제로 인해 현재는 대부분 합성머스크로 대체되었습니다.앰버그리스(Ambergris): 고래의 소화 과정에서 생성되며, 과거에는 고래를 사냥해서 얻었으나, 현재는 동물 보호 문제로 합성 향료인 암브록산(Ambroxan) 등으로 대체되었습니다.

 

 

바이오테크놀로지를 통한 합성향료의 진화

최근에는 단순한 합성향료가 아니라, 바이오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합성향료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향료를 식물에서 추출하는 것이 아니라 미생물을 배양하여 천연 향과 동일한 분자의 향료를 합성하는 방식으로,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자연 향료와 같은 효과를 내는 합성 향료를 만들 수 있는 기술입니다. 로레알(L’Oréal), 에스티로더(Estée Lauder) 등 대형 화장품 기업들도 친환경 합성 향료 기술에 투자 중이며 세계적인 향수 브랜드 르 라보(Le Labo), 에디션 드 퍼퓸 프레데릭 말(Éditions de Parfums Frédéric Malle), 에르메스(Hermès) 등도 친환경 합성향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